꽃과 Nice-Photo

구겨진 만원짜리 한장

이혁주기자 2007. 2. 19. 00:12

남편이 잠 못들고 뒤척이더니

자리에서 일어나 꼬깃꼬깃한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냅니다.

무슨 돈이냐고 묻는 아내에게,

남편은 당신의 핼쑥한 모습이 안쓰럽다며

내일 몰래 혼자 고기 뷔페에 가서 소고기 실컷 먹고 오라고 주었습니다.

만 원짜리 한 장을 펴서 쥐어주는 남편을 바라보던 아내의 눈가엔 물기가 고였습니다.

"못 먹고 산지 하루 이틀도 아닌데...."

 

노인정에 다니시는 시아버지께서

며칠째 맘이 편찮으신 모양입니다.

아내는 앞치마에서 그 만원을 꺼내어 노인정에 가시는

시아버지 손에 쥐어드렸습니다.

"제대로 용돈 한번 못 드려서 죄송해요. 작지만 이 돈으로 신세진 친구 분들과 약주 나누세요"

시아버지는 어려운 살림을 힘겹게 끌어 나가는

며느리가 보기 안쓰럽습니다.

시아버지는 그돈 만원을 쓰지 못하고

노인정에 가서 실컷 자랑만 했습니다.

그리고 그 돈을 장롱 깊숙한 곳에 두었습니다.

 

다음해 설날,

할아버지는 손녀에게 세배를 받습니다.

주먹만한 것이 이제는 훌쩍 자라서 내년엔 학교에 간답니다. 할아버지는 손녀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습니다.

절을 받으신 할아버지는 미리 준비해 놓은 그 만원을

손녀에게 세뱃돈으로 줍니다.

"할아버지, 고맙습니다."

세뱃돈을  받은 지연이는 부엌에서 손님상을 차리는 엄마를 불러 냅니다.

"엄마, 책가방 얼마야?"

엄마는 딸의 속을 알겠다는 듯 방긋 웃습니다.

지연이는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만원을 엄마에게 내밀었습니다.

"엄마한테 맡길래, 내년에 나 예쁜 책가방 사줘."

 

요즘 남편이 힘이 드는 모양입니다.

내색은 하지 않지만 안 하던 잠꼬대까지 합니다.

아침에 싸주는 도시락 반찬이 매일 신 김치뿐이라는 것도

마음에 걸립니다.

아내는 조용히 일어나 남편의 속주머니에 낮에 딸 지연이가 맡긴 만 원을 넣어 둡니다.

"여보, 내일 좋은것 사서 드세요." 라는 쪽지와 함께...... 

 

 

*죄송합니다..이노티즌이요 글을 올리는곳이 좀 많은데요...

안보인다고..욕?들을 많이하셔서 할수없이 카페링크걸엇어요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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